스포츠와 사회이론
스포츠사회학에서 이론의 역할
19세기 말 인류는 급격한 도시화가 낳은 범죄, 주거, 노동 등의 사회문제를 경험하면서 자연세계와 마찬가지로 사회세계 역시 일정한 원리를 발견함으로써 기획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믿음에 따라, 다양한 지적 배경에서 과학적 방법, 철학적 지식을 동원한 이론들이 만들어졌고, 이들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적절히 사회세계를 설명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스포츠사회학에서 사회이론이란 사회 현상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은 경험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일정한 원리 또는 법칙으로 우리로 하여금 사회현실을 잘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 ·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사회이론은 사회의 일부분인 스포츠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스포츠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인 동시에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회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사회학은 세부 주제들을 설명하기 위한 기본 틀로 고전 사회이론을 활용하고 전문화해왔다. 구체적으로 스포츠사회학 연구에서 사회이론의 역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이론에서 스포츠는 하나의 단편적이고 특수한 사회 현상을 넘어 사회의 보편적 주제와 관련된 현상으로 다뤄지기 때문에 사회이론을 통해 사회에 보다 이로운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녀의 영역이었던 복싱과 같은 스포츠에 여성참여자가 증가하는 현상은 사회와 여성의 관계를 논의한 페미니즘 이론을 통해 보다 잘 설명될 수 있고, 이는 여성의 해방과 같은 사회변화에 있어 스포츠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둘째, 사회이론은 스포츠를 이해할 때 우리의 경험과 사고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준다. 대체로 우리는 살아온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르게 구성된 선입관을 갖고 있는데, 입장이 다른 이론들을 접하면서 같은 대상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는 스포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다른 이론적 입장들이 파생하게 된 특수한 역사적 조건과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셋째, 오늘날의 스포츠 현상을 보다 잘 설명하고, 앞으로의 사회에서 보다 바람직한 형태의 스포츠를 전망하도록 하는 데 지혜를 준다. 이는 사회이론 본연의 역할로, 우리는 좋은 사회이론을 구성하고 적용함으로써 스포츠를 인류의 문화와 역사의 발전에 보다 기여하도록 이끌 수 있다.
스포츠사회학 이론의 성격
사회이론은 그것이 사회 속에서 출현한다는 사실, 그리고 사회는 끊임없이 변동한다는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사회이론은 역사 위에 놓여 있다.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회이론은 법칙이나 원리만 뚝 떼어서 논의할 수 없다. 언제나 맥락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
둘째, 사회이론은 사회세계 전반을 완전히 통일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사회이론은 구체적인 경험들을 일반화한 결과물인데, 이때 구체적 경험들이란 특정한 역사적 상황을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보편성을 지닌다 해도 그 상황을 벗어난 현실에 대해서는 설명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셋째, 사회이론은 한시성을 갖는다. 자연과학이 가정하는 물리세계의 질서와 달리 사회과학의 대상인 사회는 끊임없이 변동하기 때문에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된 사회이론은 폐기될 수도 있다. 다만, 사회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인간사회에는 그것이 기본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특질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다룬 고전적 사회이론은 일부 수정될 수는 있지만 쉽게 폐기할 수는 없다.
참조: 스포츠사회학 이론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