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메가이벤트의 정치학

스포츠 메가이벤트중 하나이 동계올림픽 메달수상자 모습

스포츠 메가이벤트의 정치학

스포츠 스펙터클’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들의 정치적 우민화를 낳는 고대 로마 통치방식에 대해 시인 유베날리스가 말한 ‘빵과 서커스(bread & circuses)’에서 서커스는 곧 경마나 검투사경기와 같은 스포츠를 의미했다. 먹을 것과 유희거리만 제공하면 대중은 부조리 속에서도 큰 불만 없이 체제에 순응하며 살 수 있음을 풍자한 것이다. 바비스카(Baviskar)는 오늘날의 스포츠 메가이벤트를 빵과 서커스의 현대적 버전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스포츠 메가이벤트의 유치는 위기에 처해있다. 여러 후보지역들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유치신청을 철회하기도 하고, 그러한 반응을 반영한 IOC는 경기장의 재활용이나 공동유치를 오히려 권장하는 추세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러한 위기 속에서도 신흥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유치 신청이 끊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의 유치 의도는 단순히 정치적 우민화를 위한 ‘서커스’의 제공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

2000년대 초반부터 IOC는 올림픽 레거시(legacy)를 유치 신청서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올림픽 운동의 일환으로서 레거시는 올림픽을 유치한 도시가 올림픽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유지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를 일컫는다. 그런데 올림픽 레거시의 개념은 이러한 ‘긍정적’ 효과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올림픽 유치의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보기보다. 올림픽 유치의 정당화를 뒷받침하는 담론으로 역할하기도 한다. 이 절에서는 오늘날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메가이벤트를 유치하는 국가들이 주장하는 공통적인 유치효과. 즉 레거시를 하나씩 살펴보고, 이 개념이 철저한 경험적 근거보다는 장밋빛 희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스포츠 메가이벤트 레거시의 신화

 

(1) 레거시 1: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대중의 스포츠 참여를 촉진한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과 FIFA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는 일류 선수들의 경기력에 이목을 집중시켜 스포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증폭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자국선수가 활약할 경우 ‘롤 모델’이 되어 보다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스포츠에 참여하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에서 열린 메가 스포츠이벤트는 아니지만 박세리 선수가 LPGA 대회를 우승한 이후 골프를 시작한 소위 ‘세리키즈’가 오늘날 한국 여자골프의 중흥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자국에서 열리는 스포츠메가이벤트의 효과를 짐작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원래 스포츠를 즐기던 사람이나 과거에 즐겼던 사람들에게 기존의 스포츠를 장려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반면, 새로운 스포츠 참여 행동에 장기적인 효과를 준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오히려 스포츠를 보는 사람과 하는 사람은 별개라는 연구결과가 보다 설득력 있다고 주장한다. 1968년 영국에서 이루어진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조사한 사람들의 50% 이상이 TV로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 축구를 한번이라도 해본 이들은 5%에 불과하다. 테니스, 크리켓, 육상에서도 거의 비슷한 비율이다. 더구나 조직된 스포츠에 참여하는 성인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축구장이나 테니스 코트보다. 대부분의 영국 대중은 지금 TV에 나오는 스포츠경기의 승리를 원하는 거 같다.”

즉 현재까지 확인된 연구결과들만으로는 스포츠 메가이벤트 개최만으로 대중의 스포츠 참여가 확대된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2) 레거시 2: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관광 등을 통해 경제적 수익을 증대시킨다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관광을 비롯한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 기대된다. 한국이 치른 1988년 서울올림픽이나 2002년 FIFA 월드컵을 떠올려 보면, 평소보다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다녀갔고,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거리에 나서 응원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레거시 역시 입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개최국에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준 올림픽의 사례가 무수하기 때문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 퀘벡 주민들에게 남긴 채무는 30년이 지나서야 청산되었다. 설령 거액의 빚을 남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올림픽의 경제적 손익을 정확히 계산하기가 어렵다. 평가항목과 기간을 어디까지 잡을 것이냐에 따라 그 크기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손익계산을 하는 사람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평가항목과 기간이 취사선택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신뢰하기가 어렵다. 메가이벤트가 관광에 미치는 영향 또한 과장되기 일쑤다. 2012 런던올림픽은 새로운 관광객을 끌어들이긴 했으나, 올림픽이야기할 교통 혼란 때문에 오히려 정기적으로 런던을 찾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리면서, 결과적으로 더 적은 관광객이 런던을 다녀갔다.

 

(3) 레거시 3: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시민들에게 살맛 나는 기분을 준다

스포츠 메가이벤트가 주는 ‘살맛 나는 기분 효과(feel-good factor)’는 개개인의 주관적 경험 속에 분명히 존재한다. 월드컵 기간 동안 지속되는 거리응원과 극적인 골이 터질 때의 동시적 환호는 잠시나마 종교적, 인종적, 젠더적 차이를 초월한 원초적 기쁨이만끽되는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주요 스포츠경기를 모든 시민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권(public access)을 법으로 보장한다는 사실 또한 ‘살맛 나는 기분 효과’를 증명한다. 예컨대 영국에서 윔블던테니스 경기나 축구 FA컵 결승 등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이 방송법으로 보장되는 이유는 이것이 시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쁨과 추억을 보장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효과는 주관적 기분인 까닭에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또한 실질적인 이해(interest)나 장기적인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그 순간의 기분을 위해 수천억의 돈을 들여 메가이벤트를 유치해야 하냐는 비난을 늘 동반한다.

 

(4) 레거시 4: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도시와 지역을 개발한다

스포츠 메가이벤트의 유치는 이전에 진척을 이루지 못했던 도시재생 사업을 가속화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일단 개최지로 확정이 되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법과 규칙이 속히 개정되거나 유연하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는 이러한 기회를 빌려 지역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려 시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강원도가 2018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인천공항과 서울로부터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건설한 고속철도와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는 사실 올림픽 유치와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강원도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던 사업이었다.

그런데 스포츠 메가이벤트 개최 덕분에 확충된 주택,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메가이벤트 없이 이루어졌을 변화보다 더 나았을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예컨대 뉴욕의 경우 2012년 하계올림픽의 유치에 실패함으로써 오히려 올림픽이 초래했을 비용의 부담없이 본래의 재생 계획을 충실하게 실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재생이나 재개발 사업은 언제나 사회정화사업(social cleansing)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경기가 열리는 공간 주변을 미화한다는 이유로 기존 거주민을 강제로 퇴거시키거나, 새로 개발된 지역의 집값 상승 때문에 기존 거주민이 떠밀려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 덕분에 경기장이나 관광명소 주변의 미관이 향상될 수는 있겠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한다기보다 안 보이는 곳으로 이동시킬 뿐이라는 비판이 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올림픽과 같이 한 번 치르고 끝나는 축제에 쓰이는 엄청난 비용을 차라리 도시재생이나 재개발사업에 쓰는 것이 오히려 사회문제나 환경의 개선에 효율적이라고 제안한다.

 

(5) 레거시 5: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소프트파워를 증가시킨다

앞서 스포츠의 이미지메이킹 기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스포츠 메가이벤트의 개최는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계기를 제공한다. 올림픽 개막식은 유명연출가에 의해 수년간의 기획을 거쳐 개최국이 어필하고 싶은 이미지를 테마로 구성해 보여주는 쇼다. 월드컵 기간 출전 팀들의 활약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것은 개최국의 음악과 같은 문화적 이슈들이다. 이러한 퍼포먼스와 이벤트를 통해 개최국이나 개최도시는 특정한 이미지를 투사하여 브랜드화 한다.

하지만 스포츠 메가이벤트를 통한 소프트파워 전략이 일정한 수준의 브랜드화를 넘어 실제 외교관계에 얼마나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논의된 바와 같이 지금까지 스포츠 메가이벤트 레거시에 대한 논의는 지나치게 희망적으로 전개되어 왔다. Grix et al.(2017)은 메가이벤트 레거시가 어떤 구체적 증거없이도 마치 “자명하고 긍정적인”, “원하는 장기적 결과로 이어지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왔다고 지적한다. Grix et al.(2017)에 따르면, 이는 “스포츠 메가이벤트에 대한 투자로부터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수혜자들의 연합이 레거시를 온통 장밋빛으로 그려왔기 때문이다. 만일 ‘레거시’가 메가이벤트로 한몫 잡으려는 이들에 의해 가공되고 재생산되는 개념이라면, 스포츠사회학의 역할은 보다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메가이벤트 이후에 실제로 그 사회에 남겨진 것들을 긍정적인 것은 긍정적인 대로, 부정적인 것은 부정적인 대로 살펴보는 일이 될 것이다. 유산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누군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유전형질, 습관이 언제나 좋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스포츠에 대한 정치적 영향은 스포츠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스포츠가 다른 모든 사회구성물과 마찬가지로 진공관 속에서 펼쳐지는 고립된 활동이 아니라 사회 내에서 여러 가지 구조적 조건 속에서 작동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장 순수해 보이는 어린이들의 스포츠활동조차 부모들의 소득수준에 따라 참여율의 차이를 보이고, 누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는 걸 감안한다면 세상 어느 구석의 스포츠활동도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스포츠는 눈에 보이는 사회제도들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적인 권력의 망으로 가득한 정치적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스포츠가 그 본래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놀이 또는 순수한 경쟁과 어울림의 모습을 마련할 수 있을까? 스포츠가 이처럼 ‘숙명적으로’ 정치적 영향력 하에 놓여있다면, 스포츠의 순수성을 믿고 정치와 관련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순진하게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정치적 환경속에서도 스포츠가 그 이상향에 가까운 형태로 영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스포츠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과 권력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감안한 사회정책을 설계하고자 힘써야 할 것이다. 스포츠정치학과 정책연구는 그러한 바람과 비전을 내놓고, 논의하고, 각축하는 학문이라고 잠정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위해 오로지 일에만 집중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프로야구, NBA중계, MLB중계 시청의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며, 재충전의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잡한 경기장을 찾는 것 보다는 침대나 쇼파에 누워서 자신이 보고 싶었던 스포츠 중계를 본다는 것은 최고의 휴식인 것입니다.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손오공 티비가 요즘 많은 스포츠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중계시청이 무료이며 스포츠 전문가들의 경기 예측결과도 공유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